이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다음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는 것 같다. 우리의 뇌는 신체 발달과 성장에 있어 가장 늦게 완성되는 조직이다. 따라서 우리 몸의 다른 부위와는 차별화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재생' 능력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리의 뇌 안에는 몇 개의 신경세포가 존재할까? 마이어 루게(Meier-Ruge) 등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를 가지고 태어나며 평균적으로 매일 10만 개의 신경세포가 기능을 잃고 사라진다고 한다. 정상적인 경우 80세 노인의 신경세포 수는 약 19.7%가 감소되어 있다. 그러나 만약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혈관성 위험인자를 치료하지 않을 경우 하루 수십만 내지 수백만 개의 신경세포가 사멸된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활동하는 신경세포 수가 감소되어 치매를 비롯한 각종 뇌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이 되어서도 정상적인 뇌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뇌를 최대한 발달시키고 뇌를 가능한 한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평소 반복적인 학습으로 두뇌를 활성화시키며 외부로부터의 손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면 알츠하이머병에서 신경세포가 지속적으로 탈락되는(이를 신경퇴행이라 함) 이유가 무엇일까? 그 동안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역학연구에 의하면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나이' 그 자체이다. 모든 생물은 성장과 더불어 노화현상을 함께 겪게 된다. 누구도 늙어감을 피할 수는 없다. 60세 이후에는 나이가 5살 증가할 때마다 치매 유발률도 2배씩 증가하고, 85세에 이르면 47%, 즉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치매 환자가 된다.
성별의 차이도 있어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2~3배 위험률이 높다. 이는 여성의 평균 수명이 긴 것이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폐경기 이후 갑자기 사라지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의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정상적으로 에스트로겐은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치매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위와 같은 유전적 위험인자는 우리가 태어날 때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 조절이 불가하다.
그러나 환경적 위험인자들, 즉 교육, 혈관성 위험인자(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 흡연, 음주, 운동부족), 중년기의 우울증, 뇌손상, 교육, 영양과 식이 등 우리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개선해 갈 수 있는 것들이다. 이번 장에서는 나이 들어서도 젊은이 못지 않게 총명한 기억을 유지하는 좋은 생활습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