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을 끊고 몸의 반응을 살피자

  • 등록 2023.05.11 22: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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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병인가

  감기는 코에서 폐에 이르는 호흡기점막에 일어나는 급성 염증이다. 목구멍이 아프고, 오한이 나며, 관절이 아프거나, 열이나 두통이 생기며, 온몸이 나른해지는 증상을 동반한다.


  감기에 걸리는 원인의 80퍼센트는 바이러스 감염이고, 나머지 20퍼센트는 세균이나 미생물이 원인이다. 주요 바이러스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 콕사키 바이러스(coxsakie virus) 등이 있으며, 그 수는 200종이 넘는다. 바이러스의 대부분은 건조하고 낮은 온도를 좋아하기 때문에 늦가을에서 겨울에 유행한다.


  감기의 특효약은 없으며 증상을 멎게 하는 대중요법이 중심이다. 소염진통제는 발열이나 두통, 근육 통증을 멎게 한다. 항히스타민제는 콧물이나 재채기를, 기침약은 기침을 진정시킨다. 종합감기약이라고 부르는 약은 항히스타민제와 기침약만을 섞어놓은 것이다.


  이전에는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물질을 썼으나, 현재는 항생물질이 별 효과 없이 내성을 가진 균을 증가시킨다는 우려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쓰지 않는다.


   나의 치료방침

  감기는 크게 보면,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되어 림프구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시기와 교감신경이 우위가 되어 과립구가 활발해지는 시기가 있다.


  감기에 걸리면 처음에는 오슬오슬 오한이 나거나, 몸이 나른해지다가 콧물이 줄줄 흐르면서 나중에는 열이 난다. 열이 나는 이유는 림프구가 바이러스와 싸우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특히 몸을 따뜻하게 해서 림프구의 싸움을 응원해야 한다.


  따뜻한 국물에 파나 생강을 넣거나, 계란술을 넣은 차 따위를 마시면 좋다. 따뜻한 옷을 입거나 이불을 덮고 있으면 땀이 나는데, 몸을 잘 씻은 뒤에 잠을 자면 좋아진다. 


  두통이나 관절의 통증이 참기 어려울 경우에는 한방약인 '갈근탕(葛根湯)' 을 마시면 증상이 완화된다. 그러나 약이 듣는다고 무리를 하면 결과적으로는 악화되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


  또한 소염진통제를 위시한 감기약은 모두 교감신경자극약이다.


  림프구가 싸우고 있는 때에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림프구의 전력이 약해져서 감기가 심해지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카로놀' '세라돈' 등)는 과립구를 불리고 화농성의 염증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갈근탕은 교감신경자극약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환자의 백혈구 데이터를 조사해보면 심하게 교감신경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교감신경의 밸런스도 유지함을 할 수 있다. 림프구가 줄지 않으므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열이 난다면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는 시기다. 이때는 열을 내리는 음식을 먹으면 좋다. 비타민 C가 풍부한 감귤류나 감, 배도 곧잘 열을 내려준다. 여름 감기에는 수박이 좋다. 칡차는 체내의 수분을 증가시키는 작용이 있으므로 이를 권한다. 감기에 걸린 기간 내내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어야 한다. 또한 가습기 등으로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목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부교감신경에서 교감신경이 우위가 되는 때로 바뀌면, 혀가 반드시 누렇게 된다. 평소 자신의 혀를 관찰해두기 바란다. 과립구가 활발해지면, 콧물이나 가래갈 누런빛을 띤다. 마침내 감기도 끝나가는 것이다. 


  이 시기에 무리를 하면 교감신경이 더욱 자극을 받아 화농성의 염증이 심해진다. 이렇게 되면 세균을 공격하는 항생제를 조금 쓰지 않을 수 없다. 단 항생제는 뱃속의 세균을 모두 죽여 버리는 폐해가 있다. 장내 세균의 밸런스가 무너지면, 과립구가 늘어나므로 장기간 쓰면 안 된다. 따라서 나는 세균을 죽이는 동안에는 장내 세균에 심한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항생제를 쓴다.


  항생제는 개발한 시기와 효과에 따라 1~4세대로 나뉜다. 이 가운데 내성균을 만든 주범은 3세대의 '세포타키심' 등의 약이다. 현재 '세포다키심' 등 3세대의 항생약은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나는 작용이 약한 1세대('세파메진 알파')에서 선택하고 있다.


  감기는 부교감신경의 우위로 림프구가 많은 시기가 사흘, 교감신경의 우위로 과립구가 많은 날이 사흘간 해서, 대체로 일주일 정도면 낫을 수 있다. 열이 있어도 누워 있을 때 그런대로 편안한 느낌이 드는 정도라면 상태를 관망해도 괜찮다.

남형철 기자 hch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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