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혈당만 조절하면 두려워할 병이 아니다.

  • 등록 2023.05.15 21: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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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은 혈당만 조절하면 두려워할 병이 아닌데도, 환자들 중에는 혈당을 조절하려면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것 같다며 탄식하는 사람이 있다.


  에컨대 식사요법을 잘 지키고, 운동을 하고 , 약을 꼬박꼬박 먹는데도 혈당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왕왕 듣는다.


  혈당 조절에 곤란함을 겪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자율신경의 교란이 개선되지 않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는 한결같이 교감신경이 우위에 놓여 있다. 백혈구의 밸런스를 보면 림프구가 적고 과립구가 많다.


  교감신경이 긴장하면 아드레날린의 영향으로 혈당이 상승하고, 과립구가 췌장에 영향을 끼쳐 인슐린의 분비기능이 떨어진다.(86쪽 참조) 약으로 혈당을 떨어뜨리더라도 자율신경의 밸런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다시 혈당은 올라간다. 인슐린 분빌를 촉진하는 약을 써서 인슐린을 나오게 하여 췌장을 자극하면, 췌장은 더욱 손상된다.


  혈당을 조절할 수 없는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유전적 문제다.


  최근 연구에서 나는 일본인은 '갖고 싶지 않은 유전자(사치 유전자)' 를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당을 10 먹었을 때에 인슐린이 10 나왔다면 당이 전부 분해된 것이다. 그런데 '갖고 싶지 않은 유전자' 가 작용하면 '갖고 싶지 않다' 라며 인슐린을 5밖에 만들지 않는다.


  바꿔 말해 인슐린의 예비 기능이 충분한데도, 유전자 탓에 인슐린을 조금밖에 만들지 않기 때문에, 당을 분해하지 못해 고혈당 상태를 불러오는 것이다. 곤란하게도 혈당강하약으로 혈당을 억제하면, '갖고 싶지 않은 유전자' 는 '그렇다면 인슐린을 줄여도 되겠구나' 라고 판단하므로, 췌장은 점점 인슐린을 덜 분비하게 된다.


  당뇨병 치료에 대해서 내가 원칙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약을 되도록 쓰지않고 췌장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높여 자연스럽게 낫도록 하는 것이다.


  기본 치료는 식사지도, 침 치료, 자율신경 면역요볍, 한방이다.


  환자에게는 먼저 식사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특히 시메지버섯을 의식적으로 섭취할 것을 권한다. 시메지버섯은 당이 근육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강력하게 막고 몸 밖으로 내보내는 효능이 있다. 여분의 당이 체내에 축적되어 않으면 췌장에 부담도 없다.


  매일 하는 식사는 아침과 점심을 가볍게, 저녁은 GI값(Glycemic Index)이 낮은 식품을 골라서 충분하게 먹는다. 식후 혈당값의 상승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을 GI값이라고 부르는데, 보통은 포도당의 혈당 상승치를 100으로 잡아서 상대적인 값을 표시한다. GI값이 클수록 식후의 혈당값이 상승하기 쉽고, 인슐린의 혈중 농도도 높다. 음식 종류와 요리법에 따라 똑같은 칼로리의 음식을 먹더라도 GI값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환자에게는 너무 엄밀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GI값이 적은 것을 선택하라고 권한다.(아래 표 참조)


  칼로리를 너무 제한하는 것은 좋지 않다. 칼로리를 지나치게 떨어뜨리면 신진대사도 떨어지고 기력도 없어져 치료에 득이 되지 않는다. 원래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사요법은 비만한 사람이 많은 미국 의사가 고안해낸 치료법이다. 체격을 놓고 동양인과 미국인의 환자를 비교해보면, 동양인이 엄격하게 식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헤모글로빈A1c가 6퍼센트대라면 식사만으로도 충분히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 침 치료나 자율신경 면역요법으로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놓이면 췌장의 활동이 좋아지며, 인슐린도 분비할 수 있다. 

  헤모글로빈A1c가 10퍼센트대를 넘는 사람에게는 '인삼탕(人蔘湯)' '백호가인삼탕(白虎加人蔘湯)' '계지인삼탕(桂枝蔘湯)' 을 더한다. 이 탕들이 췌장을 보호하고,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음은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GI값이 낮아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식품

 육류

쇠고기, 돼지고기 

 어패류

굴, 성게, 뱀장어, 해조, 조개류 

 과일

귤, 사과, 배 

 야채

토마토, 양파, 피망, 버섯 

 기타

현미, 보리, 밀, 낫토, 메밀 


  헤모글로빈A1c가 10퍼센트대를 넘어 합병증이 생길 우려가 있는 사람에게는 약을 소량 쓰기도 한다. 이 경우도 췌장을 손상시키지 않는 약을 선택한다. 내가 사용하는 약은 안기오텐신Ⅱ 수용체길항약(이하 ARB로 줄임. '뉴로탄' '브로프레스' 등)이다. 인슐린의 효능을 좋게 하면서(저항성을 떨어뜨리고),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면역을 높이는 효능이 있다. 

  또 한 가지 필요에 따라 쓰는 약은 대장의 포도당과 결합하여 소장점막에서 포도당이 흡수되는 것을 막는 α-글루코시타제저해약('글루코바이' '베이슨' 등)이다. 포도당을 모두 대소변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당은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나 저혈당(혈액 속의 포도당이 지나치게 적어지는 상태)이 될 우려가 있으니, 환자에게 반드시 설탕을 가지고 다니게 한다.


  이 약은 췌장에는 해를 주지 않지만, 설사가 나면서 장내 세균총(장내의 미생물 집단)을 나쁘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 장내 세균총이 나빠지면 그 영향으로 과립구가 늘어나 교감신경이 우위가 된다. 그래서 침 치료나 자율신경 면역요법을 병행하면서 백혈구의 밸런스를 체크하여 림프구가 늘어나지 않도록 한다.


  이상과 같은 형태로 치료를 해나가면 췌장에 부담이 가지 않고, 췌장이 본래 가지고 있는 힘을 자연스럽게 발휘하여 현대약도 끊을 수 있다


남형철 기자 hch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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