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운동이 체지방 소모 효과 크다

  • 등록 2023.07.26 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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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한 운동 살 빼는 효과 적다

  B중령(41)은 키 172cm, 몸무게 83kg으로 진정한 체격이다. 하지만 허리가 36인치로 남달리 굵은 편이어서 뱃살 빼기에 들어갔다. 전투체육 시간에 축구나 테니스를 두 시간 정도 하고 집에 와서 요즘 유행하는 뱃살 빼는 슬라이딩(sliding) 기구로 20~30분씩 운동하거나 역기를 했다. 그런데 "땀이 나도록 운동하고 나면 힘도 많이 들고 갈증을 느껴 콜라 등 음료수를 많이 마시게 된다. 그리고 식욕이 왕성해져 식사 때면 더 많이 먹게 된다. 체중 감량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일반적으로 비만인 사람들은 살을 빼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 강해 단시간 내에 빨리 빼려고 한다. 따라서 운동을 해도 고강도(高强度) 운동을 하게 된다. 또 운동을 하면 땀이 흠뻑 나도록 한다. 하지만 고강도 운동은 체지방 감량 효과가 적다. 높은 강도의 운동은 체내에 저장된 글리코겐(포도당의 저장 형태)을 주로 사용하여 체지방은 적게 이용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낮은 강도의 운동이 체지방을 주로 이용한다. 고강도 운동시 소모되는 글리코겐은 수분을 3~4배 함유하고 있어 1kg을 소비하면 3~4kg의 탈수 현상을 동반한다. 이를 외양적으로만 보면 체중이 많이 빠지고 얼굴도 핼쓱해져 비만인은 무척 흡족해 한다. 하지만 실제 체지방은 거의 빠지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식욕이 더욱 왕성해져 음식을 자제하기 힘들어지며, 음식 섭취 후에는 체중이 금방 원상복귀하거나 더욱 살이 찌게 된다. B중령의 경우 축구나 테니스도 고강도 운동이지만 슬라이딩이나 역기 역시 고강도 운동이므로 그 동안 '잘못된' 운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만인 사람에게 운동을 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물론 열량 소비다. 한달에 1kg의 체지방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400kcal 정도를 소비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이는 산보 90분, 속보 60분, 조깅 30분에 해당한다. 통상 1만 보를 걸으면 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운동을 하는 목적이 체력 증진이 아니라 건강 증진이기 때문에 최대 운동 능력의 50~80% 범위 내의 저강도(低强度) 운동을 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저강도 운동은 식욕을 억제한다

  고강도 운동은 지속하기 어렵고 앞에서 설명한 대로 효과가 오히려 반감될 수 있다. 반면 저강도 운동은 오히려 식욕을 억제한다. 한두 시간의 저강도 운동은 교감신경계 호르몬, 성장호르몬,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시켜 혈당을 새로 만드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즉 몸 안의 체지방을 충분히 이용해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오히려 식욕을 억제한다. 이 외에도 저강도 운동은 지속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의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저강도 운동의 두 번째 이점은 근육량 증가 효과이다. 근육은 지속적인 자극으로 서서히 그 양이 증가하며 이때 체지방이 감소한다. 우리 몸에서 근육이 가장 많은 부위는 엉덩이를 포함한 하지(下肢)로 전체 근육의 70% 정도가 분포돼 있다. 따라서 하지를 이용한 걷기 등의 운동이 지방 제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걷고 뛰면 하지뿐 아니라 전신 근육을 함께 이용하게 된다. 따라서 슬라이딩이나 역기 등은 복부 근육이나 상체 근육의 발달에 좋을지 모르나 전체적으로는 쏟는 정성에 비해 비만 해소에는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이점은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점이다. 인슐린저항성은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의 근원인인데 저강도 운동으로 이를 개선할 수 있다. 인슐린저항성은 근육량과 관계가 있으며 그 외에 근육과 간(肝)에서의 포도당 이용 정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운동이 이 같은 포도당 이용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네 번째 이점은 스트레스를 풀어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강도 운동은 오히려 몸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따라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저강도 운동을 해야 몸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운동을 통한 급격한 체중 감량 시도는 오히려 몸만 축내고 살이 더 찔 수 있다. 산보, 속보, 조깅 등 하지를 사용하는 저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비만 해소를 위해 바른 운동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남형철 기자 hch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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