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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시인의 '꽃 이름을 물었네'

길상호 시인의 '꽃 이름을 물었네'

홍지헌 원장이 들려주는 '시 이야기'


이건 무슨 꽃이야?

꽃 이름을 물으면
엄마는 내 손바닥에 구멍을 파고
꽃씨를 하나씩 묻어 주었네

봄맞이꽃, 달개비, 고마리, 각시붓꽃, 쑥부쟁이

그러나 계절이 몇 번씩 지나고 나도
손에선 꽃 한 송이 피지 않았네

지문을 다 갈아엎고 싶던 어느 날
누군가 내게 다시 꽃 이름을 물어오네

그제야 다 시든 꽃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그 이름이 궁금했네

엄마는 무슨 꽃이야?

그녀는 젖은 눈동자 하나를 또
나의 손에 꼭 쥐어주었네


나는 무슨 꽃일까? 시들기 시작하는 꽃. 새천년이 시작되던 2000년 새해에 히야신스를 키운 적이 있었네. 유리컵 속에 든 물과 창가의 햇빛만으로 자라던 히야신스를 보며 꽃의 색깔이 궁금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나는 무슨 색의 무슨 꽃일까? 시들기 시작한 지금도 모르겠네.(홍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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